나도 모르는 기도 / 이해인
수십 년 기도해도
기도가 제일 어려운 것
당신은 아시지요?
어느 날은 아무리 큰 잘못이라도
누구라도
모두 용서하고 싶은
넓고 큰 마음이 되었다가
또 어느 날은
아무리 작은 잘못이라도
누구라도 용서하고 싶지 않은
좁고 작은 마음이 되는 것도 알고 계시지요?
이렇게 왔다 갔다 하는 제가
태연하게 사랑의 길 위에 서 있어도 되는지요?
나를 빚으신 당신께 누가 되지 않도록
아주 조금이라도
당신을 닮게 도와 주세요, 하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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