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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이야기/시

순서.. 안도현

순서

 

 

    - 안도현

 

 

맨 처음 마당 가에

매화가

혼자서 꽃을 피우더니

 

마을회관 앞에서

산수유나무가

노란 기침을 해댄다

 

그 다음에는

밭둑의

조팝나무가

튀밥처럼 하얀

꽃을 피우고

 

그 다음에는

뒷집 우물가

앵두나무가

도란도란 이야기하듯

피어나고

 

그 다음에는

재 너머 사과밭

사과나무가

따복따복 꽃을

피우는가 싶더니

 

사과밭 울타리

탱자꽃이

나도 질세라, 핀다

 

한 번도

꽃 피는 순서

어긴 적 없이

 

펑펑,

팡팡,

봄꽃은 핀다

 

[나무잎사귀뒤쪽마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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