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목련
- 오세영
여미는 옷깃 안에
뜨거운 심장이 있듯
겨울은
차라리 불덩이를 안은 계절이다.
밖이 추울수록 보다 따뜻해야 할
우리들의 방,
우리들의 내연,
생명은 항상 안에서만 타오른다.
잎 지면서 이내 새순을 안는
겨울 목련을 보아라.
역사가 밤에 이루어지듯
생명은 겨울에 태어나는 것,
봄에 터뜨리는 꽃망울은 단지 그의
화려한 의상일 뿐이다.
밖이 추울수록
안으로 안으로 연소하는 겨울은 차라리
따뜻한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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