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3월 5일 사순 제2주간 월요일
제1독서 다니엘 9,4ㄴ-10
복음 루카 6,36-38
결혼 조건은 무엇일까요? 사랑만으로 결혼할 수 있을까요?
많은 사람들이 사랑만으로는 절대로 결혼할 수 없다고 말하더군요. 현실이 현실인 만큼 까다로운 결혼조건을 내세우는 것이 현명한 모습이랍니다. 그래서 여자들이 말하는 남자 결혼조건 순위는 첫째가 경제력, 둘째가 성격, 셋째가 안정된 직장이라고 합니다. 반면 남자가 말하는 여자 결혼조건 순위는 첫째가 외모, 둘째가 성격이랍니다.
이렇게 결혼조건에 만족하면 사랑도 자연스럽게 이루어질까요? 요즘 점점 한국 사회의 이혼율이 높아진다고 하지요.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자신들이 말하고 있는 그 조건 때문에 나중에 헤어지게 된다는 것입니다. 자신의 조건에 적합해서 선택한 사랑이지만, 이 조건이 헤어지게 만드는 이유가 되더라는 것입니다.
사실 이런 조건, 저런 조건을 내세워 내 마음에 꼭 드는 사람을 골라서 사랑하기가 쉽던가요? 그러한 사랑은 절대로 오지 않습니다. 사랑은 조건을 먼저 내세울 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무조건’으로 할 때 완성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무조건 실천하는 사랑이 나에게도 똑같이 완전한 사랑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세속적인 조건을 통해서는 사랑을 이룰 수 없다는 것을 여러분들의 어렸을 때를 떠올려보면 쉽게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제가 어렸을 때 값비싼 장난감을 선물로 받았었습니다. 너무나도 기쁘고 신났지요. 행복했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그 선물에 행복을 느낄까요? 아닙니다. 당시에 그렇게 기뻐했던 그 선물을 지금 가지고 있지 않으며, 어떻게 생겼던 장난감이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어렸을 때 가족과 함께 했던 사랑의 추억만이 지속적인 행복을 제게 가져다주더군요.
주님께서는 조건이 사랑을 채울 수 없다는 것을 우리들에게 말씀하십니다. 특히 우리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용서를 이야기하시며 조건 없는 사랑의 실천을 이러한 이유를 들어 설명하십니다.
“용서하여라. 그러면 너희도 용서받을 것이다.”
무조건 심판하지 말 것이며, 무조건 단죄하지 말아야 합니다. 또한 무조건 용서해야 하며, 무조건 줄 수 있는 사랑을 실천해야 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내가 행하는 것들을 통해 내가 온전히 받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세상의 관점에서는 손해 보는 것 같고 억울한 것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직 우리들이 가지 않은 그 하늘나라에서 몇 배로 되 값아 주신다고 약속하십니다.
조건 없이 우리들을 사랑하셨던 주님을 기억하며, 우리 역시 조건을 내세우는 이기적이고 욕심 많은 사랑이 아닌 아낌없이 내어주는 참 사랑을 실천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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