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 이야기
1. 한삼과 도꼬마리에 얽힌 이야기
옛날 어느 시골에 농사짓는 중년의 부부가 기다리고 기다리든 귀한 아들을 하나 얻었답니다. 옥이야 금이야 귀하게 키우던 어느날 뒷동산에 있는 콩밭을 매기 위해 아이를 업고 가서 밭둑에 눕혀 놓고 골이 긴 밭을 매고 와서 또 젖을 먹이고 또 다른 골을 매고 그러나 다시 돌아오니 누워 있어야 할 아이가 없어진 것이다. 엄마의 얼굴은 사색이 되어 산 짐승에게 물려 갔을 것으로 예감하고 아이를 찾아 인사불성이 되어 찾아 헤매게 되었다. 그러나 이내 날은 어두워지고 칠흑같은 밤이 되었습니다. 이어 동네 사람들도 햇불을 들고 나서서 온산을 헤매고 다니며 찾았으나 찾을 수가 없었다. 뜬눈으로 밤을 새우고 다음날 찾아 다니다 깊은 골짜기에서 아기의 유골을 발견 하게 되었다. 아기의 유골을 수습하여 집에서 마즌편 산자락 양지쪽에 묻어 주고 명복을 빌었습니다. 그 무덤에서 자라난 풀이 도꼬마리였다고 합니다. 도꼬마리의 씨는 겉에 낚시바늘의 이늘같이 생긴 침이 송송 솟아 있는 작은 열매로서 우리가 장난으로 그 열매를 옷에 던지면 달라 붙는 성질이 있지요. 그후 어머니는 그 아이를 잃은 슬픔에 인사불성이 되어 방황하다가 기어이 해를 넘기지 못하고 애절한 가슴을 안고 돌아가시고 말았다. 동네에서는 어머니 시신을 아기 무덤 과 나란히 모시게 되었는데 그 어머니 무덤에 자란 풀이 한삼 이었다고 한다. 동네 사람들은 어머니의 혼이 한삼 같이 양사방으로 뻗어 나가 아기를 찾으려는 마음이 깃든 한삼이 되고, 도꼬마리는 아기의 엄마를 찾을려는 혼이 깃들어서아무나 지나 가는 동물이 있으면 들어붙어서 엄마를 찾으려는 애절한 두 영혼의 한맺힌 사연이 깃들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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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꼬마리 |
한삼덩굴 |
2. 며느리 밑씻개에 얽힌 이야기 옛날이나 지금이나 가족중 시어머니와 며느리 간에는 그렇게 사이가 좋은 편은 아닌 것 같다. 어느 고부간이나 모두그럴리야 없겠지만 옛날 시골 어느 농촌에 정말 시어머니와 며느리 사이가 좋지 않은어느 집에 배탈이 난 며느리가 뒷간으로 급히 가느라고 휴지를준비하지 못하고 앉아서 일을 보다가 아무리 둘어봐도 뒷처리를 할 만한 것이 없었다. 옛날 에는 종이가 귀해서 종이는 엄두도못내고 탈곡을 하고난 볏짚으로 새끼를 꼬던가 아니면 가마니를 짤때 짚을 간추리면 나오는 겉껍질의 부드러운 짚으로 뒷처리를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그날은 그것 마져도 없었다. 그래서 난감한 지경에서 고민 하고 있던 차에 평소에 앙숙으로 기내던 시어머니가 앞을 지나가는 기척이 들려서 떨어지지 않는 입을 열어 시어머니께 부탁을 드렸다. 지나가다 평소 그렇게 밉상이던 며느리가 뒷간에 앉아서시어미 한테 뒷처리할 짚이라도 좀 달라는 소리를 듣고는 또 심술이 발동하여 주변을 돌아보니 짚은 없고 남새밭 울타리에 잘 올라가며 자라는 줄기와 잎자루에 침이 나 있는 이 풀을 한주먹 뜯어서 팔을 뒤간속으로 내밀었다. 며느리가 고마운 생각으로 덥썩 받고 보니 시어머니가 주는 그 풀로 뒷처리를 했다가는 밑은 절단이 날 그런 풀이었다. 그래서 이 풀의 이름을 며느리 밑씻개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겉으로 봐서는 잘 구별이 안되지만 잎턱의 한쪽이 찢어진 것이 며느리 밑씻개 이고 찢어지지 않고 동그란 모양을 하고 있는 것은 며느리 배꼽이라 부른다. |
속 명/ 사광이풀.하백초 며느리밑씻개 특 징/ 한해살이 덩굴 풀로 높이 200㎝ 내외 꽃 색/ 담녹홍백색 꽃형태/ 수상 화서 기 타/ 민간에서 피부병.옴.양모 등에 약으로 쓰인다. |
들이나 빈터 특히 물가에서 흔하게 자라는 덩굴성 1년초로서 전체에 털이 없다. 줄기는 길게 벋어 분지하며 밑으로 향한 날카로운 가시로 물체에 달라붙는다. 잎은 어긋나고 길이 4∼6cm로서 삼각형이며 자루는 뒤에 붙고 줄기와 같이 날카로운 가시가 있다. 턱잎은 원형으로 잎모양이며 줄기를 감싼다. 7∼8월에 줄기 끝에 여러 개의 꽃이 모여 이삭모양을 이루며 기부에 포가 있다. 꽃잎은 없고 꽃받침은 녹백색이며 길게 5개로 갈라지 고 길이 3mm 정도이다. 수술은 8개, 암술대는 3개이다. 열매는 지름이 약 3mm의 구형의 수과로서 흑색이며 광택이 나고 청색으로 변한 다육질의 꽃받침에 싸인다. |
3. 용담 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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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 쓸개라는 뜻의 용담(龍膽)이라는 꽃이 있다. 실제로 용담 뿌리에는 쓴맛을 내는 겐티오피크린이라는 성분이 함유되어 있는데, 이 성분은 침과 위액의 분비를 촉진하고 장을 활성화시켜 식용을 증진시키는 효능이 있다. 학명인 겐티아나(Gentiana)도 용담뿌리의 강장효과를 처음 발견한 일리리안(Illyrian)의 왕인 겐티우스(Gentius)의 이름에서 유래되었다. 전국 산야에서 흔히 보는 것은 칼잎용담, 산용담, 비로용담으로 우리나라 중부 이북 지방에서 자생하는 꽃이다. 꽃색은 남보라색,연분홍색,흰색이 있으며, 일정한 길이의 마디가 있으며 마디의 겨드랑이에 꽃이 마주돌려난다. 큰 키에 비해 줄기가 가늘어, 야생에서는 가을에 억새나 싸리 등에 기대어 꽃이 핀다. 전설에 의하면, 금강산에 마음씨 착한 농부가 있었는데 그는 사냥꾼에게 쫒기는 노루나 사슴같은 약한 짐승들을 많이 구해주었다. 어느 겨울 산속에서 땔감을 구하고 있는데, 토끼 한 마리가 눈을 파헤치고 뿌리 한덩이를 캐내어 핱고 있는 것이었다. 이상히 여긴 농부가 '토끼야, 무엇을 하느냐고 하자, 토끼는 '제 주인이 병이 나서, 약을 찾고 있습니다.'라고 말하고는 어디론가 가버렸다. 그래서 농부도 그 뿌리에 캐내어 혀를 대어봤더니, 너무도 쓴지라 토끼에게 속았다 고 생각하였다. 그 때 산신령이 나타나 '조금 전의 토끼가 바로 나인데, 네가 약한 짐승들을 많이 구해주었기에너에게 그 약초를 내리니 가서 약을 빚으라'고 하였다. 그때부터 농부는 그뿌리를 캐어 약으로 팔아 잘 살게 되었다 하는데, 그 뿌리가 바로 용담의 뿌리였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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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할미꽃의 전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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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어느 산 마을에 두 손녀를 키우며 어렵게 살던 할머니가계셨다. 손녀 중 큰손녀는 얼굴이 아주 예뻤지만 마음씨가 나빴고, 작은 손녀는 얼굴 생김새는 예쁘지 않았으나 마음씨는아주 착했다. 두 손녀가 자라서 마음씨 나쁜 큰 손녀는 이웃 마을 부잣집으로 시집을 가게 되고 작은손녀는 좀 멀리 떨어진 곳의 아주 가난한 집으로 시집을 가게 되었다. 작은 손녀는 멀리 떨어진 곳으로 시집을 가게 되자 홀로 남게된 할머니를 불쌍히 생각하여 자기 집에 모시겠다고 했다. 그러나 큰손녀는 다른 사람의 눈을 의식하여 굳이 자기가 할머니를 모시겠다고 하였다. 결국 큰손녀가 할머니를 모시게 되었지만 얼마 못 가서 집안 형편이 점점 어려워져 갔다. 그러다 보니 큰손녀는 할머니를 돌보아드리지 않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날 할머니는 마음씨 고운 작은 손녀가 그리워 멀리 있는 작은손녀를 찾아 길을 나섰다. 그러나 끼니조차 제대로 잡숫지 못한 할머니는 작은 손녀가 살고 있는 마을이 가물가물 내려다 보이는 고갯 마루에서 그만 쓰러지고 말았다. 그리고는 말 한마디 못한 채 그 자리에서 세상을 떠났다. 뒤 늦게야 이 사실을 알게된 작은 손녀는 허겁지겁 고갯마루로 달려와 할머니를 부등켜안고 통곡했지만 무슨 소용이 있으랴. 작은 손녀는 자기 집 뒷동산 양지 바른 곳에 할머니를 묻고 늘 할머니를 생각하며 슬퍼했다. 그런 중 이듬해 봄이 되자, 할머니 무덤 가에 이름모를 풀 한포기가 나와 할머니의 허리같이 땅으로 굽은 꽃을 피웠다. 작은 손녀는 그꽃을 보고 할머니가 환생한 것이라 믿고 그때부터 이꽃을 할미꽃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
5. 쑥부쟁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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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어느 마을에 가난한 대장장이가 살았습니다.
자식은 많고 일거리는 적어 늘 배를 곯아야 하는 살림살이였습니다. 그래서 그 대장장이의 큰딸은 봄이 되어 새싹이 돋아날 무렵이면 언제나 바구니를 끼고 들판을 헤매고 다녔습니다. 쑥을 캐서 동생들에게 먹이기 위해서였지요. 사람들은 그런 큰딸을 보고 쑥부쟁이라고 불렀답니다. 쑥을 캐러 다니는 불쟁이(대장장이)의 딸이라는 뜻이었지요. 어느 날 쑥부쟁이는 깊은 산으로 나물을 뜯으러 갔습니다. 한참 나물을 뜯고 있는데 갑자기 노루 한 마리가 쑥부쟁이 앞으로 달려오더니 푹 쓰러지는 게 아니겠어요. 쑥부쟁이는 깜짝 놀라 뒤로 물러섰는데, 노루는 애처로운 눈빛으로 쑥부쟁이에게 무언가 애원하는 표정이었습니다. 자세히 보니 노루는 다리가 부러져 있었습니다. "아이고 불쌍해라. 얼마나 아프겠니. 잠시만 기다리렴. 내가 약초를 구해다 고쳐줄게." 쑥부쟁이는 산 속에서 약초를 구해 노루의 발에 발라주고, 제 치마를 찢어 묶어주었습니다. 노루는 몇 번 고맙다는 듯 고개를 숙이더니 구슬 세 개를 꺼내 쑥부쟁이에게 주며 말했습니다. "이것은 소원을 들어드리는 신비한 구슬입니다. 구슬 하나를 입에 넣고 소원을 빌면 한 가지 소원이 이루어집니다." 노루는 그런 말을 남기고 겅중겅중 뛰어 숲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별 이상한 일도 다 있지. 이게 꿈인가 생시인가.' 쑥부쟁이는 잠시 벌어진 일에 어리둥절했지만, 꿈이 아니라는 듯, 쑥부쟁이 앞에는 세 개의 구슬이 놓여 있었습니다. 쑥부쟁이는 구슬 세 개를 품에 품고 다시 나물을 캐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숲 속 어딘가에서 이상한 신음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이게 무슨 소리지?' 쑥부쟁이는 귀를 기울여 소리나는 곳을 찾았습니다. 소리는 숲 길 한 켠 땅 속에서 들려오고 있었습니다. 쑥부쟁이는 소리나는 곳으로 가 보았습니다. 그곳에는 움푹하게 구덩이가 파여 있었는데, 소리는 구덩이 속에서 나오고 있었습니다. "으으으. 아이구 다리야. 누구 없소? 나 좀 살려주시오." 쑥부쟁이가 내려다보니 사냥꾼 한 사람이 구덩이 속에 쭈그리고 앉아 구해달라고 소리치고 있었습니다. "잠시만 기다리세요." 쑥부쟁이는 얼른 숲으로 가 칡덩굴을 걷어다 엮어 밧줄을 만들어 내려보냈습니다. 사냥꾼은 그 칡덩굴을 잡고 구덩이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습니다. 사냥꾼은 잘 생기고 훤칠한 청년이었습니다. 쑥부쟁이는 그만 사냥꾼 청년을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사냥꾼 청년도 쑥부쟁이의 청초한 모습에 사랑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나는 한양에 사는 사람이오. 내 반드시 부모님의 허락을 받고 다시 돌아와 아가씨에게 청혼을 하겠소, 그때까지 기다려 주시오." 사냥꾼 청년은 그런 말을 남기고 한양으로 돌아갔습니다. 그 후부터 쑥부쟁이는 자나깨나 청년을 기다리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도 청년은 돌아올 줄 몰랐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쑥부쟁이의 어머니가 그만 큰 병에 걸려 눕고 말았습니다. 어쩔 줄을 모르던 쑥부쟁이는 문득 노루가 준 구슬이 생각났습니다. 쑥부쟁이는 얼른 구슬을 하나 입에 물고 소원을 빌었습니다. '어머니의 병을 낫게 해주세요.' 기도가 끝나자마자 쑥부쟁이의 어머니는 자리를 털고 일어났습니다. 언제 앓았냐 싶게 기운도 차렸습니다. 쑥부쟁이는 뛸 듯이 기뻤습니다. 그런데 쑥부쟁이는 나머지 구슬 두 개를 보자 다시 사냥꾼 청년 생각이 났습니다. 그래서 얼른 구슬 하나를 물고 또 소원을 빌었습니다. '사냥꾼 청년을 만나게 해주세요.' 그러자 쑥부쟁이의 눈앞에 금방 청년이 나타났습니다. 청년은 쑥부쟁이의 눈을 제대로 쳐다보지도 못하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한양에 올라가니 부모님께서 따로 정혼해 놓은 아가씨가 있었어요. 부모님의 말씀을 거스를 수가 없었답니다. 지금은 결혼을 하고 아이까지 낳았지요." 청년의 말을 들은 쑥부쟁이는 맥이 쑥 빠지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자기처럼 남편을 기다릴 사냥꾼의 아내를 생각하고 얼른 나머지 구슬 하나를 입에 물었습니다. '이 사람을 그만 한양으로 돌려보내 주십시오.' 눈앞에서 사냥꾼이 사라졌습니다. 쑥부쟁이의 마음 속에 허전하고 쓸쓸한 느낌이 대신 자리를 잡았습니다. 쑥부쟁이는 그 뒤로는 다시는 사냥꾼 청년을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가난한 집안 살림살이 때문에 날마다 산 속을 헤매며 산나물을 뜯거나 약초를 캐며 바쁘게 살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가을 날, 산 속을 헤매던 쑥부쟁이는 그만 발을 헛디뎌 절벽 아래로 떨어져 죽고 말았습니다. 아마도 사랑하던 사람을 지운 마음이 너무도 헛헛해서 세상 살 기력을 잊어버린 때문인지도 모르지요. 이듬해 봄, 쑥부쟁이가 떨어져 죽은 벼랑 아래에는 풀이 소복하게 돋아났습니다. 그 풀은 쑥쑥 자라 한 여름의 땡볕과 빗줄기를 견뎌내더니 가을에 청초한 꽃을 피웠습니다. 마치 쑥부쟁이를 닮은 꽃을 말입니다. 사람들은 그 꽃을 쑥부쟁이라고 부르며, 쑥을 캐러 다니던 대장장이의 딸 쑥부쟁이를 생각하곤 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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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목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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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옥황상제에게 한명의 공주가 있었다. 그 공주의 얼굴은 백옥같이 희고 아름다웠으며 마음씨도 비단결같이 고왔다. 그래서 많은 청년들이 공주를 사모하고 있었는데, 공주는 오직 북쪽 바다의 무섭고 사나운 신을 사모할 뿐이었다. 임금은 그런 공주를 못마땅하게 여겼다. 그러던 어느 날, 이 어여쁜 공주는 아무도 몰래 왕궁을 빠져 나가서 북쪽 바다의 신을 찾아갔다. 그런데 신에게는 아내가 있었다. 먼 곳까지 찾아온 공주는 실망한 나머지 푸른 바닷물 속에 몸을 던지고 말았다. 바다 신은 공주를 가엾게 여겨 양지 바른 곳에 묻어 주었다. 그리고는 죽은 공주의 명복을 빌어 주는 뜻에서 자기 아내에게 극약을 먹여 죽게 한 후 공주의 무덤 옆에 나란히 묻어 주었다. 멀리서 이 사실을 알게 된 임금은 너무나 슬프고 어처구니가 없어서 가엾은 두 사람의 무덤에 목련꽃이 피어나게 했다. 이 때 공주의 무덤에서는 백목련이 피어나고 신의 아내 무덤에서는 자목련이 피어났다 한다. 이 때 공주의 무덤가에 핀 목련꽃은 모두 북쪽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죽어간 공주의 넋이 꽃으로 피어났다하여 공주의 꽃이라고 부른다. |
7.며느리밥풀꽃 (수염며느리밥풀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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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어느 효성 지극한 아들과 어머니가 살았어요.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셔서 모자가 가난하게 품팔이를 하면서 살아갔는데 아들은 어머니의 말을 단 한 번도 거역한 적이 없는 효자(?)였어요. 아들이 커서 장가를 들었는데 며느리 또한 지극한 효부였어요. 아들은 아내가 어머니를 정성을 다해 섬기므로 안심하고 품팔이를 하러 갈 채비를 했어요. "어머니를 잘 부탁하오 걱정 말고 다녀오세요. 몸 조심하구요." 그러나 이상하게도 시어머니는 아들이 떠나자마자 며느리를 구박하기 시작했어요. 잘하는 일도 잘 못했다고 꾸짖고, 잘 못하는 일은 더욱 성을 내면서 때리기까지. 그래도 며느리는 정성으로 시어머니를 받들었지요. 물론 품팔이하러 간 아들은 그런 속내를 알 턱이 없었지요. "농사를 끝내고 새경을 받아 돌아가면 어머니와 아내를 더욱 행복하게 해 줘야지." 그러던 어느날, 며느리는 쌀을 솥에 앉히고 저녁을 준비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시어머니는 몽둥이를 들고 방 안에서 부엌문에 귀를 대고 있었어요. "내 하나뿐인 아들을 빼앗아 가다니, 어디 오늘 저녁엔 내 기어코 너를 내쫓고야 말 테니까..." 밭솥에서 김이 나자 며느리는 솥뚜껑을 열고 뜸이 들었나 확인해 보려고 밥알을 몇 알 떠먹었어요. 이때 시어머니가 문을 벌컥 열고 뛰어 들어왔어요. "네 이년! 그게 어디서 배운 버르장머리냐? 밥을 지었으면 어른부터 차려 드리고 네가 먹어야지, 어른이 맛도 보기 전에 네 년이 떠먹어?" 시어머니는 몽둥이로 사정없이 후려패기 시작했어요. "에구머니나! 그게 아니에요" "어머님! 뜸이 잘 들었나 보려고 아니, 이것이 이제 어른한테 말대꾸까지 하네?" 시어머니는 생트집을 잡으며 몽둥이 질을 그치지 않았어요. 결국 불쌍한 며느리는 죽게되고, 며느리의 입가에는 씹다 남은 밥풀이 붙어 있었어요. 이 소식을 듣고 달려온 아들은 슬피 울면서 아내를 마을 앞 솔밭 길가에 묻어 주었어요. 그러자 며느리의 무덤가에는 이름 모를 풀들이 돋아나기 시작했고 여름이 되자 하얀 밥알을 문듯한 붉은 꽃들이 피었어요. |
출처 - 박근묵 야생화 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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